“바람만 스쳐도 아프다” 극심한 통증 특징, 꾸준한 치료·관리 중요 4년간 환자 16% 증가…男환자 12배 많아, 비만 시 특히 주의 연말 잦은 술자리 통풍 위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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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발가락, 발목, 손가락, 무릎 등에 잘 나타나고, 실제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며 손도 못 댈 정도로 심하다. 여성의 출산과 비교될 정도다. 통증 정도를 0~10 범위에서 평가하는 시각통증척도는 출산을 ‘8’, 통풍을 ‘9’로 규정하고 있다.
전상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통풍은 특히 요즘같이 찬 바람이 부는 겨울철에는 혈액 속 요산 침착이 활성화돼 염증이 심해지고 증상이 더 악화되는데,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만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통풍 환자 계속 늘어…비만 남성 특히 조심해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2023년) 국내에서 통풍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53만5100명으로 2019년 46만2279명 대비 4년간 15.8% 늘었다. 성별로는 2023년을 기준으로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약 12배 많았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단백질과 알코올 섭취가 많고, 남성의 경우 콩팥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특히 비만한 남성은 통풍 고위험군으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 자체가 체내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는 데다 신장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떨어져 요산 배설이 원활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잦은 회식 등으로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적은 젊은 남성에서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전상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통풍은 보통 통증이 있을 때만 치료하고 꾸준히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통풍 결절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할 수도 있고, 신장 기능 저하 등 치명적인 합병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알코올 통풍 위험 높여, 과음·과식 피하고 적정 체중 유지해야
통풍은 흔히 맥주를 많이 마시면 걸리는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주종과 무관하게 알코올이 들어간 모든 술은 통풍의 위험을 높인다. 알코올이 콩팥에서 요산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다만 맥주는 효모, 보리 등 퓨린(purine) 함량이 높은 성분이 들어가 다른 술보다 더 위험하다. 통풍의 위험은 음주량이 많을수록 올라간다. 약물도 조심한다. 이뇨제 성분 중 싸이아자이드(thiazide)나 저용량의 아스피린, 결핵약도 요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통풍은 꾸준한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통풍 치료에는 통증을 완화하는 항염증제와 요산 배설을 촉진하는 약을 사용한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내장, 고기, 치킨, 등푸른생선 등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수나 가공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반면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 곡류, 채소, 과일, 달걀, 해조류 등 지방이 적은 식품은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소변으로 요산 배설에 도움을 줘 통풍에 효과가 있다. 조깅, 등산, 수영 등 적당히 땀을 흘릴 수 있는 유산소운동 역시 통풍 예방에 좋다. 반면 너무 과격한 운동은 요산 생산을 증가시키고 몸속에 젖산이 축적돼 요산 배설이 감소하면서 통풍 발작이 생길 수 있다. 통풍 발작이 나타날 때는 다리를 높은 곳으로 올리고 얼음찜질을 한 뒤 빠른시간 안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전상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통풍은 무엇보다도 식단관리와 함께 요산 수치를 낮추는 꾸준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