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로 인한 외모 변화 및 지속성 탈모 대한 혁신적 대응 전략 제시 항암 치료에서 탈모 예방의 중요성 강조, 국내에도 항암 치료 환자 탈모 치료법 도입해야! ‘KMDIA-휴모스트녹원’ 공동 주최, KIMES 세미나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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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항암 치료 중에 발생하는 탈모가 항암 치료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아 지속해서 문제를 호소하는 환자들의 비율이 약 50%에 이르며 이를 위한 적절한 예방 및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임을 알렸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환자들의 항암 치료로 인한 탈모를 예방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국내에 도입했고 이 기기가 항암 치료 기간일 뿐 아니라 지속성 탈모 예방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KIMES 2024에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세미나에서 삼성서울병원(성균관대학교) 안진석 교수, 조주희 교수, 강단비 교수는 발표 세션을 통하여 암 치료가 환자의 신체 이미지와 자존감, 더 나아가 암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설명했다. 특히 탈모는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하는 주요 요인으로, 약 40%의 유방암 생존자가 항암 치료를 마친 6개월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지속적인 탈모를 경험하고, 이로 인해 다양한 심리 사회적인 어려움을 경험한다고 소개했다.
뒤이어 연구진은 지속성 탈모를 예방하기 위한 전략으로 냉각 모자의 효과를 평가한 결과를 공유했다. 냉각 모자는 항암제의 두피 도달을 줄여 모낭 손상을 최소화하고 탈모를 예방하는 기술이다. 연구에 따르면, 냉각 모자를 사용한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지속적인 탈모 비율이 현저히 낮으며, 항암 치료 후 모발의 양과 굵기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첫 번째 발표 세션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조주희(사진) 암교육센터장이 ‘항암 치료로 인한 외모 변화와 암 환자의 삶의 질’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암 환자는 암 치료에 앞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그 요인으로는 재발에 대한 두려움, 피로감, 자존감 하락, 탈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암 치료에서 외모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며, 저하된 자신감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대인관계 문제와 같은 사회적 스트레스도 동반된다고 했다.
조주희 암교육센터장은 “암 환자들은 ‘암에 걸린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데, 항암 치료로 인한 탈모는 암 환자에게 가장 큰 고민이자 두려워하는 요인 중 하나다”라며 “탈모가 두려워 항암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이 많이 있다”라고 말했다.
탈모는 항암 치료를 받는 날을 기준으로 2~3주일 후부터 시작해서 2개월 정도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완전 탈모를 일으키는 항암제는 Busulfan, Adriamycin, Taxol, Taxotere, 고용량 Cytaxan, CDDP, 5-FU 등이 있으며, 이러한 항암제들은 모두 유방암이나 부인 치료제 등에 일차적으로 적용되는 치료제로, 여성 암 환자들이 특히 탈모로 고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여성 암 환자의 47%가 항암 치료로 인한 부작용 중 탈모를 가장 힘든 부분으로 인식한다는 통계도 있으며, 탈모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환자일수록 다른 환자보다 신체적 역할,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기능이 낮았으며,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컸다.
조주희 암교육센터장은 “외모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암 환자의 부정적 신체상, 일상생활 스트레스, 낮은 삶의 질과 연관 있다”라며 “항암 치료로 인한 탈모를 예방하는 방법을 계속 연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 세션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사진) 교수가 ‘항암 치료로 인한 지속성 탈모 예방에 냉각 모자 효과’를 발표했다. 항암 치료 중 냉각 모자를 쓰면 혈관이 수축해 두피로 가는 혈액순환이 느려진다. 이로 인해 모낭세포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항암제의 영향이 감소해 항암 치료로 인한 탈모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강단비 교수는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냉각 모자를 썼을 때 모발의 50%를 유지할 확률이 50%에 해당하는데, 냉각 모자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의 유지율은 0%”라고 말했다. 또한,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냉각 모자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 모낭 손상이 덜하므로 항암 치료 후 머리카락이 다시 날 때 빨리 나고, 굵은 모발이 날 확률이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냉각 모자는 항암 치료로 인한 탈모 방지 효과가 인정돼 미국 FDA, 유럽 EMA가 사용을 허가하면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의 암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제시되고 있다.
패널토론에서 세션의 좌장을 맡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진석 교수는 “암 치료로 인한 외모 변화는 단순히 심미적인 요인이 아니라, 암 환자들의 일상 균형 및 일상으로의 빠른 회복을 위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부작용인데, 이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이 고무적이다.”라며 많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따뜻한 소식임을 언급했다.
고대안암병원 종양내과 박경화 교수는 패널토론에서 “우리나라의 부인암이나 유방암을 생각해도 약 50세 전후로 병을 진단받아도 의료기술 개선으로 완치 환자가 늘어나면서 부작용 기간도 늘어나고 있다”라며 “기대 수명까지 살 때 항암 치료에서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50세에서 90세까지 약 40년간 그 문제를 갖고 살아가게 된다”라고 어려움을 전했다.
이어 “빈모나 탈모가 오래 계속되는 환자들은 거의 회복 못 하는 경우가 많고, 여성 유방암 환자의 2/3는 호르몬 차단제를 수술 치료 후에 추가하기 때문에 얇아진 머리카락이 좀 더 얇아지고 빈모가 계속되고 있다”라며 “이를 예방할 방법은 많지 않지만, 냉각 모자를 사용하면 상당히 예방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경화 교수는 “현재 탈모치료제나 개선제는 호르몬 등 암 재발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라면서 “성장 인자들이 섞여 있는 화장품이나 스프레이 등이 의사 처방 없이 팔리고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라며 허가받은 제품 사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김희정 교수는 “한국은 굉장한 의료선진국이지만, 치료로 인해 환자가 겪어야 하는 부분(탈모 등 삶의 질 관련 부작용)에 대해서는 아직 그 지원이 미미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치료도 미용상의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치료를 받는 주체인 환자가 겪는 고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짚었다.
김희정 교수는 “실제로 우리의 평균 수명이 높아졌기 때문에 누구나 암 환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여성암, 남성암 모두에게 삶의 질 향상의 문제는 중요하므로 꼭 해결돼야 한다”라고 의견을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삼성서울병원 조주희 암교육센터장은 “세계적으로 쿨링캡(냉각모자)이 현재 의료기기로 인정을 받고 다른 나라에서도 치료에 쓰이고 있다”라며 “이것이 미용의 목적이 아닌, 탈모로 인한 우울증 등에 환자의 사회생활과 삶에 있어서 다양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머리카락을 보존해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해 보험수가가 적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점이 잘 전달되면 무리 없이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