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중심의료기술최적연구사업단, 환자 중심보다 의사 중심?

그들에게 과연 ‘환자’는 존재하는가?

식약일보 | 입력 : 2021/04/02 [16:48]

환자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글로벌 의료 추세에 역행하는 환자중심의료기술최적연구사업단(이하, 사업단)은 ‘환자 중심성’이라는 설립 취지에 어긋나게 의사결정에서 환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행태를 보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이하 환우회)는 2019년 시작된 ‘환자중심연구사업’은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 앞에 ‘환자중심’이라는 단어를 추가해 환자의 요구와 관점·가치를 반영하도록 하고 있지만, 본회가 ‘1형 당뇨인들이 수집하고 있는 혈당 관련 데이터에 관한 연구’와 2020년에 순수하게 국민·환자 제안으로 선정된 주제는 1건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에 따르면 문제는 이 연구에 관해서도 사업단은 전혀 환자 중심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먼저 사실 확인도 없이 ‘이해 상충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 연구는 이해 관계자들이 이득을 취하는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해 상충 문제가 중요한 분야이다. 특히 이해 상충 문제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대가성이나 이익 여부를 따져야 하는데, 사업단은 이런 과정 없이 자의적으로 운영위원회 회의록에 “주제를 제안한 환자단체와 공동연구를 수행해 온 특정 연구자 그룹이 있음”이라는 내용을 사실 확인 없이 기재해 놓았다.

 

환우회는 기존 한 대학병원과 대학 연구기관에 혈당 관련 데이터를 제공해 왔다. 이 기관들의 연구자들도 대가 없이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 차원에서 연구한 것이고, 환우회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그 어떤 경제적 이득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는 1형 당뇨 환자들의 통합데이터 수집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의료계도 없고 건강보험공단에 일부 데이터가 있지만, 법적으로 연구목적으로는 활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환자들의 혈당 데이터는 환자들이 스스로 제공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제대로 된 연구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본 단체가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이해 상충 문제나 공동연구를 진행했다는 것은 사업단이 실제 현실에 얼마나 무지한가를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환자 중심성 부재는 본 단체의 제안을 선정하는 과정에도 계속 드러났다. 본 연구는 데이터 관련한 연구이기 때문에 최소한 수집되는 데이터 셋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치료와 데이터는 다르다. 특히 1형 당뇨인 혈당 관리는 데이터에 기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데이터 전문가의 의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역이다. 그런데 사업단은 회의 중에 해당 연구에 대해 단지 ‘앱을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중심연구사업’에 맞지 않는 주제라는 무지한 언급을 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 셋도 확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데이터는 방대한데 질적으로는 단순하다’라는 주장만 펼쳤다.

 

사업단은 자신들이 선정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1형당뇨병환우회에서 수집한 데이터는 ‘허가받지 않은 의료기기’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이므로 사용하지 말라고 안내했으며, 선정된 연구팀 담당자는 사업단의 이런 행태를 두고 “사탕을 주고 먹지는 말고 보기만 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소위 환자 중심성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사업단의 일부 간부는 폭압적인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사업단은 2020년도에 제안했던 연구 주제 선정을 위한 평가위원회와 운영위원회 회의자료에 사실 확인 없이 ‘이해 상충’을 의심케 하는 문구를 기재해 놓은 것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

 

이에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사업단은 ‘환자중심’이지도 않고 국민·환자가 제안한 연구 주제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하다”라며 “보건복지부는 사실 확인 후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 사업단이 ‘환자중심’이라는 정체성과 차별성을 찾도록 신속히 조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강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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