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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화장품에 스테로이드를 섞어 파는 것은 '복어'를 일반 생선으로 속여 파는 것이다”

서유진 기자 | 기사입력 2010/12/20 [15:32]

“아토피 화장품에 스테로이드를 섞어 파는 것은 '복어'를 일반 생선으로 속여 파는 것이다”

서유진 기자 | 입력 : 2010/12/20 [15:32]
▲ 초이스 피부과 양성규 원장

최근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아토피 치료로 유명한 한의원에서 판매한 화장품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되어 그 충격이 컸다. 아토피를 진료하는 피부과의사로서 아토피 환아 엄마들이 겪은 배신감과 심적 고통에 공감하는 바이다.

스테로이드는 아토피 치료에 쓰이는 치료제 중 하나로 효과가 좋고 값도 싸다. 하지만 아토피 치료에 무작정 스테로이드만 쓰지 않는 이유가 있으니, 바로 부작용 때문이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은 단기에 발생하지 않는다. 한 달이 넘도록 매일 바를 경우 피부 두께가 얇아지고, 피부가 세균에 감염되는 등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리바운드 현상’이라고 해서 아토피가 더욱 심하게 올라올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부작용을 피하거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전문가의 처방과 지도하에 사용하도록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다. 일반인이 화장품 가게에서 자신의 판단에 따라 골라 살 수 있는 화장품에는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 되는 성분인 것이다.

이 같은 구분은 ‘복어’와 ‘일반 생선’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복어는 맛이 좋지만 독을 제거하고 먹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기에 반드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만이 조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화장품에 스테로이드를 섞어 파는 것은 복어를 일반 생선으로 속여 파는 것과 다름 없다. 화장품 판매인이나 한의사는 스테로이드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므로 처방할 자격이 없다.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지 않다는 말에 소비자는 매일 같이 피부에 발랐을 것이고 결국 남용에 이르러 이번 사태처럼 상당수의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피부과 전문의에 의한 적절한 처방과 피부 상태 확인 과정 없이 이뤄진 무분별한 의약품 오남용의 대표적인 결과라 하겠다.

스테로이드 성분은 크림이나 연고 제제에 쉽게 섞이고 특이한 향이나 색이 없어 장기간 사용 후부작용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발각되기 어렵다. 사실, 이번 같은 사건은 처음이 아니고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으며 앞으로도 재발할 가능성이 많다.

많은 수의 아이들이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할 때 재발 방지를 위해 이제는 국가 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우선 화장품이 아토피에 효과가 있다는 광고를 하기 전 관계 기관의 심사를 통과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판매 전 뿐 아니라 판매 후 제품에 대해서 주기적인 성분 검사가 필요할 것이다.

한약에 대해서도 한의사의 양심에만 맞기 기에는 세태가 너무 혼탁한 것 같다. 한의사만이 알고 있는 한약재 성분을 소비자도 알 수 있게 한약 의약분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스테로이드의 해악은 더욱 잘 알려지게 됐다. 그렇지만 현재 개발된 약물 가운데 스테로이드처럼 싼 가격에 좋은 효과를 내는 대안은 없는 실정이다. 물론, 스테로이드 성분이 든 화장품을 바른다고 해서 모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앞서 복어의 예를 들었듯 전문의의 지도와 철저한 감시하에 사용하면 문제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스테로이드의 장점만 취하기 위해서는 피부과의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노력과 이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겠다.
 
초이스피부과 양성규 원장
http://www.skincho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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