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독감으로 혼용

연세의대 감염내과 송영구

식약일보 | 입력 : 2019/11/18 [16:45]

흔히 말하는 ‘감기’란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증을 의미한다. 상기도 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대표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많이 알려져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상기도 감염증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바이러스들 중의 하나일 뿐이지만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세계적인 유행을 잘 일으키고 폐렴 등의 합병증이 잘 나타나는 등 차이점이 많아 의학적으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을 ‘인플루엔자’라고 따로 분류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유행과 합병증 등이 언론을 통해 많이 보도되면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게 되었고, ‘감기’, 혹은 감기 증세가 심하고 오래가는 경우를 표현하는 ‘독감’과 ‘인플루엔자‘가 거의 같은 의미로 혼용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는 A, B, C형이 있는데 세계적인 유행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A형이다. 이 바이러스는 주기적으로 돌연변이를 하면서 유행을 일으키는데, 매 1~3년마다 유행하는 산발적인 발생은 항원성의 작은 돌연변이에 의해 일어나고, 매 10~15년마다 일어나는 세계적인 대유행은 항원성의 커다란 돌연변이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20세기 이후에만 약 5~6회의 인플루엔자의 세계적 유행이 있었다.

 

특히 세계 1차대전 중이던 1918년에서 1919년 사이에 일어났던 세계적인 유행은 약 2천만 명의 사망자를 낼 정도의 커다란 대유행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1957년의 유행에서는 발병률이 도시 인구의 50% 이상을 넘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생했던 2009년의 대유행에서는 호흡기 및 심혈관계 관련 사망자가 최대 57만 명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유행은 A형 바이러스에 의해서만 일어나며 유전적 구조가 50% 이상 돌연변이를 일으켜 완전히 새로운 항원형이 나타나면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인플루엔자는 환자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할 때 생성된 작은 비말에 의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빠르게 직접 전파된다. 학교, 선박, 대중교통 등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서 공기 전염도 된다. 콧물이나 인두 분비물 등에 오염된 물품(전화기, 컴퓨터 키보드, 문, 커피잔 등)의 표면에서 최고 48시간까지 살아남을 수 있어 간접 전염도 가능하다. 잠복기는 2~3일이며 전염 기간은 임상 증상이 나타나서부터 3~4일간이다. 감염된 사람은 그 바이러스 균주에 대해서는 면역이 된다.

 

인플루엔자는 1~4일 (평균 2일)의 잠복기를 거쳐 흔히 갑자기 시작된다. 처음에는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피로감 및 식욕 부진 등의 전신 증상이 주를 이룬다. 대개 근육통과 두통이 가장 고통스러우며 소아에서는 종아리의 근육통이 현저하다. 관절통, 눈물, 눈의 작열감이 올 수 있고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위장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전신 증상은 대개 3일 정도 지속한다. 체온이 38~40℃까지 갑자기 상승하고, 지속적인 발열 상태를 보이나 간헐적인 발열의 형태를 보일 수도 있다. 쉰 목소리, 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은 전신 증상이 감소하면서 나타나서 점점 심해지며, 해열 후 3~4일간 지속한다.

 

B형 인플루엔자는 A형 인플루엔자와 비슷하나, 다소 가벼운 경과를 밟는다. 한편 C형 인플루엔자는 흔하지 않으며 유행을 일으키지 않는다. 소아는 성인보다 발열의 정도가 심하고 경부 림프절염의 빈도도 더 높다. 상기도 감염, 후두 기관지염, 기관지염, 모세 기관지염, 폐렴 등을 일으키며, 일시적인 반점상 구진성 발진도 흔히 동반된다. 영아에서는 흔히 패혈증의 양상을 보인다.

 

합병증으로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자체에 의한 바이러스성 폐렴, 이차성 세균 감염에 의한 세균성 폐렴 및 바이러스와 세균의 혼합 감염에 의한 폐렴 등이 있다. 노인층에서는 폐 합병증의 빈도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훨씬 높다.

 

그 외 합병증으로는 주로 소아에서 발생하는 중이염, B형 인플루엔자 감염 시에 발생하는 근육염, 심근염 및 심낭염, 라이 증후군 등이 있다.

 

항바이러스 약물을 투입하면 인플루엔자 지속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항바이러스 제제의 투여보다 더 중요한 치료방법은 충분한 휴식과 잠을 자는 것이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가습기 등으로 습도를 높여주는 것이 좋다. 습도를 높여주는 것은 건조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번식을 막을 수 있고,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환자가 좀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으며, 가래가 있는 기침을 할 경우, 가래를 배출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소아의 경우 잘 먹지 못하면 칼로리를 보충해 주기 위해 설탕물이나 꿀물 등을 약하게 타주어도 좋고 이온 음료도 좋다. 주스나 우유, 과일즙을 조금씩 주어도 좋으나 열이 나는 아이들은 토하거나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금씩 나누어 천천히 마시도록 한다.

 

보조적인 약물 요법으로는 해열 진통제로서 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 등을 사용하는데, 이는 고열, 두통 및 근육통을 감소시킬 수 있지만, 소아에서 아스피린을 사용할 때에는 라이 증후군이라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꼭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특히 3세 이하나, 성인이라도 고열이 3일 이상, 기침이 오래 지속하며 점차 심해지고 흉통, 호흡곤란이 동반되거나 가래가 있는 기침을 하게 되면 병원을 찾아 진료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을 앓은 환자, 면역억제 환자 등의 고위험군에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일반적인 예방법으로는 가능하면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외출 후에는 반드시 깨끗하게 손, 발, 얼굴 등을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하고 과로를 피한다.

 

적극적인 예방법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모든 6개월 이상의 소아와 성인은 예방 접종을 맞아야 하며, 백신 공급이 제한적이면 다음의 대상군을 우선하여 접종할 수 있다. 첫째는 인플루엔자가 생겼을 경우 합병증 및 치사율이 높은 고위험군인데, 65세 이상의 고령층, 만성질환을 앓은 환자(만성폐쇄성 폐 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신부전증 등), 면역억제 환자(에이즈 환자, 악성 종양, 장기이식환자 등) 등이 여기에 속하며, 둘째는 이런 고위험군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군으로, 대표적인 예가 병원에서 환자와 접촉하는 의료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 중에 고위험군이 있으면 그 사람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같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효과적인 예방법이 된다. 그 외에도 고위험군 환자를 직접 간병하는 사람들, 인플루엔자나 상기도 감염 등으로 인한 결근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람들(예를 들면 직장의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거나 사회의 필수요원들), 아주 밀집된 환경에서 근무하여 전파의 위험성이 극히 높은 경우, 본인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원하는 사람들은 접종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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