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 “서로 안아주는 가족되세요”

식약일보 | 입력 : 2017/09/28 [16:37]

올해 추석연휴는 특별하다.

 

대개 명절 앞뒤로 3~4일 정도를 쉬는데 반해 이번 연휴는 10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최장 10일까지 휴일이 이어진다. 긴 명절 연휴가 반갑지만 누군가에게는 마냥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

 

귀성, 귀경의 피곤함과 명절에 모인 여러 사람과의 만남은 그 자체로 크고 작은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에 건전한 스트레스 관리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시댁이 싫어요.

 

요즘은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많은 기혼여성들이 명절을 부담스러워 한다. 집안일에 대한 부담과 함께 아이가 없는 경우에는 친척들의 임신에 대한 관심도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여기에 남편마저 아내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스트레스 지수 급상승이다.

 

결혼이 제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2,30대 미혼 여성이 가장 싫어하는 명절 잔소리 1위는 결혼 성화라고 한다.(결혼정보회사 듀오 3년 간 통계- 9월 초 발표) 가족이라는 이유로 처녀, 총각들에게 보내는 과한 관심. 그들에게 결혼은 개인 선택의 문제. 더 이상의 과한 간섭은 아무리 가족이어도 NO.

 

저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청년 실업 9.4%, 청년 체감실업률은 22.5%.(지난 8월 통계청 통계 기준) 취업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도 회사의 문턱은 높기만 하고 경쟁자는 갈수록 많아진다. 특히 취업에 성공한 친척들이나 가족이 있다면 나는 한없이 더 작아진다.

명절이 지나고 원인 모를 두통과 메스꺼움, 두근거림, 불면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유례없이 긴 이번 추석, 스트레스 없이 건강한 명절을 보낼 지혜가 필요하다.

 

마음이 건강한 명절보내기 Tip

 

좋은 일에는 남이요, 궂은일에는 가족이다. 명절에 모인 가족과 휴일을 즐기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여유로운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넉넉한 휴일인 만큼, 각자의 시간을 존중하고 서로 맞춰가는 것이 좋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구속하거나 간섭하려 하지 말고 가족 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반면 명절에 음식을 준비하고 치우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얼굴이 찌푸려지는 궂은일이다. 이런 궂은일은 부모와 자식, 며느리와 사위, 가족이 모두 나눠 하는 것이 좋다. 모여서 음식을 하는 것보다 각자 음식을 정해 만들어서 모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남녀평생가동석(男女平生可同席)의 시대다. 여자와 남자의 구분은 있지만 남녀 모두 같은 인격체고 같은 시간을 즐길 권리가 있다. 여가 시간은 가족이 모두 함께 하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놀이 등으로 예전보다 더 가까운 가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나와는 다른 타인이다. 다만 조금 더 가까운 타인일 뿐. 가족 간의 대화에서도 예의를 지키고 배려하며 감정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다는 즐거움을 유발하고 우울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혼자서 독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일방적인 훈계나 설교의 자리가 아닌 모두가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즐거운 대화의 자리를 마련한다. 과거의 즐거운 추억을 화제로 삼아 기억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대화법이다. 분란의 소지가 있는 정치, 종교, 성차별 발언은 무조건 피하자.

 

가족 간이라도 과한 술은 민폐다. 특히 주사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음주 후 막말은 폭력이다. 술은 분위기를 띄우는 정도로 가볍게 즐기자.

 

좋은 말도 삼세번이다. 좋은 말도 세 번 이상 듣는 것은 지겹다. 덕담도 길어지면 잔소리다. 아무리 윗사람이라도 감정을 건드리는 말은 삼가야 한다. 충고보다는 따뜻한 격려를 해주고, 솔직한 이야기는 의외로 듣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쉽다. 가려서 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세상은 많이 변했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발언은 삼가자. 아이들은 어른들의 과거가 궁금하지 않다. 비교당하는 것은 더욱 싫다.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격려해 주자.

 

남이 나에게 상처를 준다면 그를 미워할 수 있다. 그리고 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은 그럴 수 없다. 서로 잘 안다고 속단하고, 그만큼 서로에게 무신경한 행동들이 튀어나온다. 나와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가족이 나에게 주는 상처는 남에게 받는 상처보다 더 아프고 깊게 자리 잡는다.

 

그럼에도 가족이기 때문에 아픈 상처를 치료해줄 수 있고, 지쳐있는 몸과 마음을 기댈 안식처가 될 수도 있다. 즐거운 명절을 앞두고 있는 지금, 가족에게 상처가 될 것인가 안식처가 될 것인가는 나에게 달려 있다. [도움말/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은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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