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원인균인 페르미쿠테스 문(門) 세균 점유율 반 토막으로 ‘뚝’
천연주스섭취 21일 만에 “장내 미생물지도” 바꿨다비만원인균인 페르미쿠테스 문(門) 세균 점유율 반 토막으로 ‘뚝’
이날 간담회에서 발제한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전체 장내 미생물 가운데서 비만의 원인으로 알려진 페르미쿠테스(Firmicutes) 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천연 주스를 마시기 전 41.3%에서 21일 후 21.8%로 거의 반 토막 났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분당서울대병원은 올 5월 26일부터 식습관의 변화를 희망하는 가족을 모집했다. 만 3~5세 유아 26명과 이들의 부모 26명이 ‘21일 식습관의 법칙’의 대상자로 선발됐다. 이들에게 21일간 채소·과일을 저속으로 착즙한 천연주스를 매일 한잔씩 마시게 한 뒤 마지막까지 남은 22가족의 혈액·분변검사를 실시했다. 이들 중 부모에겐 케일 240g, 브로콜리 80g, 사과 240g, 레몬 5g을 넣어 만든 천연주스가 매일 400ml씩, 유아에겐 당근 55g, 방울토마토 30g, 사과 35g으로 만든 천연주스가 매일 80ml씩 제공됐다.
이 교수는 “21일 후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평균 5.1% 증가하는 등 미생물의 종류가 늘었다”며 “전체 장내 미생물 중 유익균에 속하는 비피도박테리움 속과 페칼리박테리움 속 세균의 점유율이 증가했다. 특히, 유아의 경우 페칼리박테리움 속의 점유율이 천연주스를 마시기 전 6.2%에서 21일 후 10.7%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부모에게서도 2.5%에서 6.1%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와는 달리 21일간 천연주스를 섭취한 뒤 장내 유해균이자 잠재적 병원균인 박테로이데스 속과 포도상구균 속의 점유율은 감소했다. 전체 장내 미생물 중 박테로이데스 속의 점유율은 유아와 성인에서 각각 17.3%→8.1%, 12.3%→9.5%로 줄었다.
이 교수는 “21일간 천연주스 섭취 후 페칼리박테리움 속의 장내 세균이 증가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페칼리박테리움 속 장내 세균은 건강에 유익한 짧은 사슬 지방산을 만들지만 부족한 경우 크론병 등 만성 장염이 유발된다는 보고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짧은 사슬 지방산은 수용성 식이섬유나 전분·당질의 발효로 생기는 물질인데,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사람의 장, 특히 대장엔 100조에 가까운 세균이 살고 있다. 이들은 소화 기능·배변활동 뿐 아니라 면역력, 심지어 뇌 기능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건강한 300명 대상의, 5000개 가까운 샘플을 통해 사람의 장내 미생물 분포를 검사한 휴면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에 따르면 사람 장내 미생물의 90% 이상은 박테로이데테스와 페르미쿠테스란 두 개의 문(phylum)이 점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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